[교회개척 이야기6]
유영업 목사
이름은 정체성이다. 이름 속에 소망과 역사가 담겨있다. 소망은 처음 정체성에 담겨있고 역사는 나중 정체성에 담겨있다. 이름을 함부로 짓는 이는 없다. 상당한 고민을 한다. 심혈을 기울인다. 마치 이름 속에 무슨 운명이라도 걸려 있는 양 고뇌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름에는 짓는 이의 소망이 담겨 있다. 의지도 담겨있다. 그러나 이름은 처음 상태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다. 서서히 달라진다. 급변하기도 한다. 역사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이름이 더 빛나기도 하고 이름이 더 망가지기도 한다. 옛날 친구들이 추억에 근거하여 부르는 이름의 무게와 나이가 들어 만나게 된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의 무게가 절대로 같을 수 없다.
교회명도 이름과 비슷한 여정을 갖는다. 처음 정체성에는 만든이의 소망과 의지가 담긴다. 그 속에는 숨길 수 없는 신학이 담겨진다. 교회를 시작하려고 하니까 이름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 사람들이 여러 의견을 말해 주었다. 각기 다른 소망과 각기 다른 의지가 느껴졌다. 농담 수준에서 진지한 수준까지 다양하게 제시 되었다. 그 중에서 ‘김포장로교회’라는 이름이 마음에 와 닿았다. ‘김포’는 성도들이 예배하고 교제하며 전도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장로’는 성도들의 신앙고백과 이에 따른 교회의 운영원리를 의미한다. 그리고 ‘교회’는 이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믿고 따르는 성도들의 모임임을 의미한다. 김포장로교회라는 이름에 대한 평가는 다양했다. 올드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잘했다는 평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어떤 이는 그렇게 해서 전도가 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전도라고? 무엇을 전하는데?
김포장로교회라는 교회명을 들은 성도의 첫반응은 이것이다. “김장교회네요” 깜짝 놀랐다. 거기서 그런 말이 튀어나올 줄 정말 몰랐다. 요즘 사람들의 말줄임은 상상을 넘어선다. 김포의 ‘김’자와 장로의 ‘장’자를 줄여서 김장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내다니... 그 순간 엄숙하고 고고하던 이름이 맛있고 친근한 이름으로 변했다. 아마도 김포장로교회라는 이름을 들을 때마다 김장교회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닐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이제는 김장교회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김포장로교회”라는 교회명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급변하는 정체성의 변화를 겪었다. 거기서 그칠까? 아니다. 김포장로교회가 김포의 사람들과 어떻게 사귀고 어떻게 섬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배를 얼마나 하나님 중심으로 하느냐, 교회를 얼마나 성경적으로 운영하느냐, 직분자들이 얼마나 신앙고백에 맞게 봉사하느냐에 따라 정체성은 변할 것이다. 그러면 김장교회라는 맛있고 친근한 정체성에서 또 다시 변하여 존경받고 사랑받는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김포장로교회는 김포와 장로와 교회로 분해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문득, 여호수아가 요단에서 가져와 길갈에 세운 열두 돌이 떠오른다(수 4:20-24). 여호수아는 훗날에 자손들이 “이 돌들은 무슨 뜻입니까?” 묻기를 기대하였다. 기대했을 뿐 아니라 대답할 말도 그들의 입에 담아주었다. 거듭되는 질문과 반복되는 대답을 통해서 여호와께서 얼마나 강한 분이심을 상기하고 지속적으로 경외하도록 가르치길 의도하였다. 김포장로교회당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교회명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올드하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구래역 상가에서 독특하게 구별된 예배 공간을 보면서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그래서 열려있는 문으로 쑥 들어와 커피 한잔 마시며 질문을 던지면 좋겠다. 시작은 김포와 장로와 교회라는 단어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하리라. 예배실과 카페와 목양실을 언내하며 이어가리라. 그렇게 이야기에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아름다운 복음으로 건너가리라. 이 복음이 바로 당신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까지 이르게 되면, 김포장로교회라는 교회명은 그 때마다 변화 될 것이다. 처음 정체성보다 나중 정체성이 훨씬 더 아름다워지길 기도한다. 주님께 의탁한다. 김장교회라고? 아, 커피 공짜로 마시는데? 질문하고 답하는데?
교회개척 이야기 6 - 처음 정체성과 나중 정체성 / 3월 6일 설립감사예배 - 고신뉴스 KNC
김포장로교회 설립감사예배● 일시 : 2022년 3월 6일(주일) 오후 5시● 장소 : 김포장로교회당(경기도 김포시 김포한강4로 531, 제이스프라자 705호)* 구래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음이름은 정...
[출처] 처음 정체성과 나중 정체성|작성자 김포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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